지난 2014년 5월 21일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는 “경제학과 12학년 김일병을 기억하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걸렸다.
해당 대자보의 작성자는 “유독 어른스러웠던 그 친구는 입대 전 ‘잘 다녀오겠다’는 말과 함께 술 한 잔 기울였던 날이 생각난다. 그런데 7월 1일 나의 여름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분당에서 친구의 영정사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을 쓴 것이다.
대자보 작성자는 “업무 중 스트레스로 순직처리가 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을 겨우 추스릴 수 있었따”며 “방독면을 포함한 완전군장을 시킨 채로 연병장을 수없이 돌리고, 본인의 과실을 모두 신병의 탓으로 돌리며 압박한 한중위. 하지만 군부는 그들에게 아무 책임 없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라며 “나는 이 세상에 밝힌다. 세상의 모두가 기억하게끔 만들고자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건은 갓 입대한 파릇파릇한 20대 초반이던 고려대생 김지훈 일병이 부관병으로 배치된지 한 달도 채 안돼 생활관 3층 계단 난간에서 숨이 멎은 상태로 발견된 일이다. 당시 사건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한효주의 동생인 한지훈 중위가 김일병을 밤마다 불러내 두들겨 팼고, 체력단련이란 명분으로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헌병대 조사에 따르면 한지훈 중위는 같은 부대 내 병사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악질이었으며, 김지훈 일병에게 얼차려를 남용해 김지훈 일병이 해리성 정신장애까지 겪었다고 한다. 계속되는 가혹행위에 김지훈 일병은 7월 1일 새벽에 극단적 선택을 했고, 공군 측에서는 사건 발생 20일이 지난 후에야 유족에게 고지했다.
유가족 측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것도 김지훈 일병이 사망한 지 10개월이나 지나서였으며, 공군은 유가족에게 “순직 처리되게끔 하겠다”라고 말을 반복했으나, 김지훈 일병의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2014년 1월에 김지훈 일병의 아버지는 공군본부로부터 “보상금 600만원을 받아가라”며 ‘일반사망’ 통보를 받았다.
공군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부적절한 조사 담당 지휘자를 선정했고, 진급을 눈앞에 둔 지휘관들의 진급 문제 때문에 김지훈 일병의 순직 처리를 늦춰보자는 심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범죄심리학자 표창원은 분석했다.
이후 한효주 동생 한중위에 대한 처벌은 ‘감봉 2개월’에 그쳤고, 한효주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아 대중들의 여론을 들끓게 했다. 때문에 당시 한효주가 출연한 영화 ‘쎄시봉’이나 ‘뷰티인사이드’는 평점 테러를 받았고, 공군 또한 정의로운 이미지를 제대로 말아먹은 사건이 되었다.
이후에도 여전히 한효주는 사과 한 마디 없으며, 최근에는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에 깜짝 출연하여 아련한 첫사랑의 향기를 떠올리게 했다. 이후 강인한 여전사 역할을 연달아 맡으며 탄탄한 등근육에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그녀의 모습은 작품을 위해 얼마나 많은 단련을 했는지 보여준다.
한효주는 내년 개봉을 앞둔 범죄 액션 영화 ‘독전2’ 캐릭터를 맡았는데, 조직 보스인 ‘이선생’의 실체를 알고 있는 인물이면서 극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오는 ‘큰 칼’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름부터 ‘큰 칼’이라는 센 캐릭터를 맡음으로써 한효주는 “태닝을 하고 잔근육까지 드러나도록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의 이런 노력은 그녀의 절친 진서연이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드러났는데, 진서연은 “한효주가 52kg의 케틀벨을 들더니 스쿼트를 10번이나 했다”라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번 영화를 위해 한효주는 청순가련미 여신에서 벗어나 탄탄한 몸을 가진 강력한 이미지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2019년부터 한효주는 강인한 캐릭터를 계속 맡으면서 액션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원했는데, 그녀는 액션에 대해 “강인한 여성을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강해진 느낌이 들고, 요즘 제가 좋다”라고 말해 자기애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